무작위 대조 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은 어떤 중재의 결과를 비교하기 위해 참가자를 둘 이상의 집단에 무작위로 배정하는 연구다. 핵심은 연구자가 보기에 비슷한 사람끼리 나누는 것이 아니라, 우연의 절차가 배정을 결정하게 한다는 데 있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RCT라는 이름만 확인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비교가 실제로 공정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무작위 배정은 무엇을 맞추는가
결과에는 연구 중인 중재 외에도 나이, 생활환경, 시작 시점의 상태처럼 여러 요인이 관여할 수 있다. 이런 요인을 교란 변수라고 한다. 참가자 수가 충분하고 무작위 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이미 알고 있는 교란 변수뿐 아니라 연구자가 측정하지 못한 요인도 집단 사이에 대체로 고르게 분포할 가능성이 커진다. 차이가 생겼을 때 중재 외의 설명이 끼어들 여지를 줄이는 것이다.
다만 무작위라는 말이 두 집단을 완전히 똑같게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 표본이 작으면 우연히 한쪽에 특정 특성이 몰릴 수 있다. 배정 순서가 예측되거나 연구 도중 집단을 바꿨다면 장점도 약해진다. 논문에서는 무작위 순서 생성 방법, 배정 은폐, 처음 배정된 집단을 기준으로 분석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대조군과 눈가림의 역할
대조군은 중재를 받은 집단과 비교할 기준이다. 아무 처치가 없을 수도 있고, 기존의 비교 조건이나 겉모습이 비슷한 위약을 사용할 수도 있다. 위약은 기대감, 연구 참여 자체에 따른 행동 변화, 시간의 흐름으로 생기는 변화를 중재의 결과와 구분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모든 질문에서 위약을 쓰는 것이 가능하거나 적절한 것은 아니다.
눈가림은 참가자나 연구진이 배정 집단을 모르게 하는 절차다. 참가자의 기대가 응답에 미치는 영향, 연구진의 태도나 평가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누가 눈가림되었는지, 중재의 특징 때문에 집단을 짐작할 수 있지는 않았는지를 봐야 한다. 무작위 배정과 눈가림은 같은 개념이 아니며 각각 다른 종류의 비뚤림을 줄인다.
RCT도 답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RCT의 결과는 연구가 다룬 기간과 대상, 비교 조건, 측정한 결과 안에서 해석해야 한다. 추적 기간이 짧으면 오래 지속되는 변화를 알기 어렵고, 참여 기준이 좁으면 연구 밖의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중도 탈락이 많거나 원래 계획과 다른 결과만 보고됐다면 무작위 배정이 있어도 결론은 불확실해질 수 있다.
따라서 연구 유형의 이름은 품질 보증서가 아니다. 관찰연구가 알려주는 범위와 서로 보완되는 지점을 살피고, 근거 위계를 개별 연구의 설계와 함께 읽어야 한다. 질문의 대상과 결과가 적절한지는 PICO 틀로 정리할 수 있다.
PeerGist에서는
PeerGist는 RCT라는 표지만으로 결론을 정하지 않고 배정, 비교 조건, 눈가림, 추적 기간과 적용 범위를 함께 살핍니다. 근거 현황판에서도 출판물과 독립 시험을 구분해 중복 계산을 피합니다. 자세한 선정과 집계 원칙은 방법론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